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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sture makes man - 제스처가 사람을 만든다 - 김원욱 대표

Gesture makes man - 제스처가 사람을 만든다


스피치리움 대표   김원욱


어렸을 적, 동물의 왕국을 본 기억이 있다. TV를 통해 본 그곳 아프리카 초원은 약육강식의 세상이었다. 동물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부터 하이에나, 리카온이라는 아프리카 들개 그리고 풀이나 잎을 주식으로 하는 임팔라, 기린 등 초식동물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그러면서 먹이사슬이라는 자연의 법칙을 충실히 지켜가며 존재한다. 사자는 톰슨가젤이나 임팔라, 기린 등을 사냥해 살아가고 기린은 풀을 먹고 산다. 그리고 먹이사슬 상위단계로 갈수록 개체수는 적어지고 아랫단계로 갈수록 개체수가 많아진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이 떠오른다.

어린 나에게 기억에 남는 것은 딱 두 가지다. 비록 몸으로 하는 대화지만 분명 그곳의 동물들은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 하나. 그리고 사자와 임팔라의 행동은 뼛속부터 다르다는 사실 둘이다. TV 속 동물들에게는 언어가 없다고 하더라도 소통을 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가지 않아 보였다. 아니 이미 충분히 소통을 하고 있었다. 사자들은 우두머리 사자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사냥을 할 것인지 휴식을 취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있었고 우두머리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임팔라들은 평화롭게 풀을 뜯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임팔라는 항상 조기경보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항상 먼 곳을 주시하다 다른 육식동물이 접근해오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취해 닥친 위기를 무리에 알린다. 이들은 분명 말(speech)이 아닌 비언어적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었다. 이것은 비언어적인 요소가 우리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55%나 된다는 메러비안의 법칙(Mehrabian’s rule)을 생각해보면 굳이 말이 아니라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번째로 기억에 남은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행동의 차이는 재미있는 의문으로 남았다. 왜 사자는 사냥을 할 때도 한결같이 여유로울까? 느긋한 표정과 발걸음은 어떻게 생긴 걸까? 그에 비해 임팔라는 왜 늘 경계하고 긴장할까? 하는 궁금증이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관계에서 잡아먹는 사자와 잡아 먹히는 임팔라의 행동은 다를 수밖에 없고 다른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드라마 미생에서도 봤지만 비단 이것은 동물들의 세계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신입사원이나 막내들은 관계에 있어서 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직장상사나 선배가 말을 걸면, 긴장한 자세로 대답을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조직의 윗사람은 위풍당당한 ‘사자’의 태도를 보이고 있고 아랫사람은 소극적인 ‘임팔라’의 태도를 갖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 두 명이 얘기하고 있는 어떤 한 장의 사진을 보면 사진에서 누가 승자이고 약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이 사람은 저 사람보다 선배라고 얘기해서 인식된 것이 아니다. 말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태도(Gesture)를 보고 우리는 관계의 높고 낮음을 인식한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매혹적으로 다가왔고 언제부턴가 비언어적인 표현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비언어적인 표현이라고 하면 언어적인 표현(Verbal expression)을 제외한 제스처, 시선, 표정 등 언어 외적인 모든 것을 총칭하는데 특히 오늘은 제스처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제스처는 그 자체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고 무의식을 대변한다. 어떤 한 커플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커플이 오래갈지, 아니면 곧 헤어질지 알 수 있다. 커플의 두 발이 서로 상대쪽으로 향해 있으면 둘의 관계는 문제가 없지만 두 발이 상대방의 반대쪽을 향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보면 거의 맞다. 우리의 무의식은 행위를 규정하기 때문에 작은 제스처 하나에도 무의식은 표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행하는 제스처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제스처 트레이닝에 있어서 첫번째로 중요하다.

제스처의 특성을 알았다면 이제 승자의 제스처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가 보여줬던 그 여유로운 모습과 유능한 CEO의 제스처는 어떠한 공통점이 있을까? 대체 우리는 상위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행동을 기대하고 하위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어떤 행동을 기대할까? 제스처가 CEO처럼 보인다고 해서 실제 그 사람을 CEO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제스처를 연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우월한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 제스처가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제스처를 통해서 우월한 마인드가 만들어지는 것인지를 분석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뫼비우스의 띠 같은 고민에서 우리는 결국 ‘제스처를 통해서 마인드를 바꾸어 갈 수 있다.’고 결론 냈다. 그리고 그 훈련과정을 승자의 제스처(Gesture of winner)라고 불렀다.

승자의 제스처 중 첫 번째는 승자의 포즈(Winner pose)다.

관계에서 상위그룹은 단호하며 밖으로 뻗어나가는 제스처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할 때 나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이것은 또한 영역확장을 위한 하나의 몸짓이다. 동물들의 세계, 특히 침팬지 무리의 우두머리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러한 제스처는 인간에게도 해당됐다. 지위에 따른 행위가 다르다는 것을 학생들을 관찰하면서부터 선명하게 알게 됐는데, 자신이 우세하다고 느끼는 학생들에게서는 사자의 제스처가 많이 관찰됐지만 스스로 열세라고 느끼는 학생들에게서는 임팔라의 제스처가 많이 보였다. 왜일까? 계속 다른 예들을 찾기로 했다. 무리를 지어진 특정그룹의 사람들을 관찰했는데 역시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이제는 학생들이 강의실로 들어오는 모습만 봐도 어떤 학생인지 예측이 된다. 강의실에 들어와서 자신이 앉을 자리를 두리번거리며 찾으며 자신의 영역을 넓게 확보하는 학생들은 1분스피치를 하거나 대중스피치를 할 때도 자신있게 얘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소심하게 강의실에 들어와서 자신의 자리만 찾고 온몸을 웅크린 상태로 있는 학생은 남들 앞에서 얘기할 때도 자신감이 없었고 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팔라 부류의 학생들은 손을 들 때도 당당하게 드는 것이 아니라, 수줍어하며 손을 들었다. 이것은 마치 침팬지 무리에서 소외당한 어떤 한 침팬지의 모습을 보는 것과도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학생들을 불러 제스처를 훈련시켰다. 우리는 8주에 걸친 승자의 제스처 프로젝트에 들어갔고 승자의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지를 알아봤다. 승자의 포즈는 공작새처럼 양팔을 벌려서 몸을 최대한 크게 하는 동작으로 3분간 이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대로였다. 제스처가 마인드를 변화시켰다. 이렇게 제스처 훈련을 통해 마인드가 바뀌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그렇게 되면 상대의 의식에 상위그룹으로 포지셔닝 할 수 있다. 실제로 승자의 포즈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늘리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을 줄인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다음은 승자의 시선이다(Winner eye)

내가 만난 많은 상위그룹들은 말할 때 눈을 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단, 지나치게 오래 쳐다봐서 좀 불편한 정도는 있었지만,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상위그룹의 특징을 연구하기 위해 승자의 시선도 승자의 제스처 중 하나로 포함시켰다. 아이컨택은 듣는 사람에게 드러나지 않은 나의 많은 정보를 전달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시간 아이컨택을 할 경우 공격적인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적은 시간을 아이컨택하면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1:1로 만나서 스피치 컨설팅을 할 때, 의도적으로 눈을 피한 적이 있다. 이럴 때는 말하는 사람도 말하는 것을 중단했으며, 내가 다시 눈을 마주했을 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이컨택은 그 중요도에 비해 일반 스피치 기술에서는 간과돼왔던 것이 사실이지만 승자의 시선을 마스터하면 분명 좋은 상위그룹, CEO, 정치인, 강연자가 될 것이다. 훈련은 간단하다. 거울을 준비하고 거울 속의 내 눈을 1분 동안 바라보는 것인데 원칙이 있다. 한쪽 눈을 5초간 바라보고 다른 쪽 눈을 5초, 그리고 입을 5초간 바라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하루 1분을 연습하면 1:1로 얘기를 하든 퍼블릭 스피치를 하든 한결 편안하게 상대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화를 할 때, 상대의 눈을 피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줄여줄 뿐더러,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승자의 태도(Winner attitude)다.

이것은 서있는 자세부터 걸음걸이, 앉는 자세까지의 모든 행동을 말하며, 상위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영국 신사와 같은 멋이 있다.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걸음걸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좌식 생활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어깨가 앞으로 휘어지고 거북목이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방치하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다닌다면 내 이미지에 손해를 끼칠 것이다. 연습은 벽에 등을 붙여 곧게 기댄 채 하루 15분씩 서있는 것이다. 턱은 아래로 살짝 당기고 시선은 편하게 정면을 바라보는 승자의 태도를 연습하면 바른 자세를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한 손을 뒷짐을 진 채로 어깨를 펴고 걷는 방법이다. 이 연습은 길을 걸을 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따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앉는 자세연습은 의자 밑에 발과 다리가 있지 않게 유지하고 허리는 곧게 펴서 등받이에 붙이고 머리가 지나치게 앞으로 나오지 않게 하는 훈련이다.

승자의 제스처는 승자의 포즈, 승자의 시선, 승자의 태도로 구성되며 이것들이 자유롭게 연결될 때 우리는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월하게 보이게 된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몸도 내가 ‘상위그룹이기에 승자의 제스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승자의 제스처를 행하기 때문에 상위그룹으로 보인다.’로 정리할 수 있다. 수축하지 않고 뻗어나가는 제스처를 구사할 때 우리의 마인드는 승자의 그룹에 속하게 되고 그때야 비로소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다. 나는 ‘제스처가 사람을 만든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