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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자화상 - 강용일

부끄러운 자화상 


  필자의 부끄러운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반성하고자 합니다. 어느 해 가을이었습니다. 모 중앙일간지가 주최하는 서울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아침공기가 싸늘함을 느끼는 늦가을의 일요일 아침. ‘양제동 시민의 숲’에서 진행되는 어느 행사에 얼굴만 내밀고, 급히 예식장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11시에 주례를 보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9시 30분쯤 되었을 때쯤이었습니다. 내 차가 양제대로의 어느 지점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전경들이 분주하게 다가오더니, 우회해서 가라며 차를 가로막는 것이 아닌가. “하필이면 나부터 딱! 걸리다니...되게 제수가 좋구만!” 할 수없이 아들 같은 전경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나 11시에 주례가 있어서 그러니 미안하지만 좀 보내줄 수 없겠느냐?”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안됩니다!!!” 호랑이라도 때려잡을 기세였습니다. 나도 물러설 수 없었지요. “벌금을 물더라도 가게 해달라...” 그의 대답엔 더욱 힘이 실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못갑니다!!!” “평생 한번 하는 결혼식을 망치면 당신이 책임지겠느냐?” “...병원에 간다는 환자도 안 보냈습니다!” “그래? 환자도 안 보냈다고?”

  이 순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임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내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개xxx!들 같은이라구!”였기 때문입니다. “어어! 욕을 해요?” “그래, 욕한다. 이 개xxx야! 의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를 위한 의무이냐?. 시민의 경찰, 국민의 경찰이 아니더냐!” 나의 말은 계속됩니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경찰이 아냐 이건, 군림하는 경찰이지.....경찰은 시민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 존재해야 돼!  안 그래도 귀중한 시간이 이런 실랑이를 하는 동안 한 3~4분 흘러가버리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수 천여번의 주례를 봐오는 동안 한 번도 늦어본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그 기록이 깨질 것 같아서 속에선 불이 납니다. 입이 바싹바싹 말라옵니다. 시계를 보니 1시간 남짓 남았습니다. 평상시엔 보통 두 시간 전에 출발해서 현장에서 여유를 즐기면서 주례를 보곤 했는데 오늘은 여유는커녕, 늦게 생겼으니 신랑, 신부와 혼주에게 뭐라 변명할까..........

  내 뒤에 따라오던 차들은 나와 전경이 실랑이를 지켜보다 돌아서 갑니다. 휙 지나가면서 던진 어느 택시기사의 애국적인 한 마디가 심금을 울립니다. “통제에 따라야 할 것 아냐. 통제에..” “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 통제에 따라야지요.”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나이깨나 먹은 사람이 어린 아니 젊은 의경과 실랑이를 버리다니... 

  그런데 저-쪽 편 진입도로에선 차가 올라와 우회전해서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직감적으로 느끼는 것은 “완전통제가 아니라 부분통제로구나. 그렇다면 위급한 환자나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은 보내줘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저 차들은 통제하지 않느냐?”했더니 의경도 나의 물음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지 어땧는지, 실랑이를 끝내는 한 마디를 던집니다. 

  “가십시오!” 결국 이렇게 통과할 걸 진작 보내주지 하면서도 그 전경이 무슨 죄가 있겠나. 갓 스믈을 넘기는 젊은 나이에 융통성이나 노렴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처칠의 일화 한 토막으로 나 자신을 달래려 합니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의회시간에 쫓겨 급히 차를 몰던 처칠의 차가 속도위반으로 경찰에 걸렸습니다. 처칠: “나, 처칠인데 의회시간이 급해서 그러니 한번만 봐주시오” 경찰: “모습은 처칠 같은데 거짓말 하는군요. 처칠이 이런 위반을 할리 없습니다.”

  처칠은 나중에 경찰총수를 찾아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그 경찰의 1계급 특진을 부탁하자......총수 왈, “그런 일로 특진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건 경찰의 도리요, 역할이니까요.”

 
  강용일 Dream

  행복한 윈윈십 카페지기

  http://cafe.daum.net/winwin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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